엄밀한 학

2008/07/05 03:39 under 기록

“철학은 원래 전문적 문제영역을 가지지 않고 사회적 현실을 전면적으로 문제 삼는 학문인 것이다. 철학이라는 학문이 역사상 항상 현존 사회와 그 어떤 긴장 관계에 서 왔던 근본적 이유는 철학 자체의 이 같은 본질에서 유래한다. 이와 같은 고달픈 긴장관계 속에서 버티어 나가지 못하고 전문화, 과학화로 스스로의 활동을 한정시키는 것으로 현존 사회에 ‘편입’될 때, 철학은 그 고유의 총체성의 시각을 잃어 현존 사회(세계)에 대한 비판자로서의 영광스러운 자격을 스스로 포기하게 되는 셈이다… 특정한 ‘항간의 유행’이 도대체 어느 정도 진리에 가까우며 어느 정도 가짜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 ‘엄밀한 학’만이 판단 특권을 가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즉, 진리가 프락시스의 과정에서 인식되고 프락시스에 의하여 검증된다는 인식론적 입장에서 볼 때, ‘엄밀한 학’만이 유행의 물결에 초연할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은 학자적 오만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 서준식, [[서준식의 옥중서한]] (서울: 야간비행, 2002), 562-5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