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권의 행사

2008/12/02 00:16 under 기록

한 학우가 지난 대통령 선거에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하여, 몰매를 맞고 있다. 아무래도, 내가 전에 썼던 글로 인해 이 같은 글이 나온 것 같은데, 참 난감하다.

투표권이 ‘권리’라는 측면에 입각해서, 그저 권리의 행사 불행사가 유권자에게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자유주의적 입장에서는 그 권리를 어떻게 바르게 쓰는지에 대한 대답은 없지만, ‘권리’에 대한 타인의 결단을 존중해주는 측면에서 어느 정도의 건전성을 담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현재 행해지고 있는 여론의 몰매는 투표하지 않으면 추후에 있을 사안에 대해서 아무런 불평도 할 수 없고, 사회의 모든 악이 투표를 하지 않음에서 생긴 것 같이 비난되고 있다. 이것은 비난의 정도가 지나치다.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는 당위는 인간이 결국은 사회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므로, 공동체에서 이루어지는 거대한 이익 속에서 자신은 주인 된 자로써 결정의 부담을 지지 않고 무임승차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이유에서 옹호되기도 한다. 하지만, 또 다른 측면으로 공동체에서 이루어지는 거대한 재난 속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의를 찾을 수도 있다. 선거의 결과가 올바를 때에만 ‘무임승차’를 이유로 그 권리불행사를 비판할 수 있다. 그런데, 선거의 결과가 개떡 같다면 어떤가? 이는 오히려 자신을 방어하지 않은 측면에서 그 결과를 온몸으로 받아내는 것이 된다.

나는 본질적으로는 선거 시스템의 문제가 크다고 본다. 아니 선거를 제대로 치러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문제가 크다고 본다.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 ‘정책 선거’의 필요성이 보다 강조되는 이유는 선거가 그만큼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표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지는 않은가? 선거의 결과는 어떠했는가? 결국 나라를 말아먹는 2MB 정권 하에서, 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은, 무임승차의 단꿀을 빠는 것이 아니라, 속세와 관련 없이 살고 싶은데 2MB의 재난을 당하고 있는 불쌍한 피난민일지도 모른다. 투표 했다고 도덕적 우월감에 빠지기에는 세월이 하 수상하다. 보다 구체적인 정치적 행위들을 모색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