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기계라는 관념마저도 적대시되었다. 생명의 활동이란 기계론의 편협한 자연관에 의해서는 설명될 수 없는 목적과 기능을 갖는다는 근거에서, 생리기관의 작용을 기계론적으로 설명하는 학자들은 정신의 활동을 기계론적으로 설명하는 학자들 못지않게 격렬한 비판을 받곤 했다. 이러한 비판은 오늘날의 비판과 비교할 때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오늘날의 과학자는 <비물질적> 대행자라는 견지에서 생명과 사고를 설명하는 <생기론>이나 <유심론>을 중세의 유물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생기론이나 유심론은 중세의 유물이 아니라. 17-18세기의 과학에서 처음으로 정립된 것이었다. 그것들은 <물질>과 <기계>에 대한 기존의 정의로부터 발생한 결점을 보충할 필요 때문에 정립된 것이었다. 생기론이나 유심론은 전적으로 근대의 발명품이었다.
_ 스티븐 툴민 지음, 이종흡 옮김,『코스모폴리스』(마산: 경남대학교출판부, 2008), 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