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단상

2009. 5. 09. 23:32

1. 항상 느끼는 거지만, 김옥빈 이 아줌마는 뭔가 배고파 보이고, 마약이라도 한 듯이 보이고, 가난한 듯도 해 보이고, 뭔가 피곤해 보이는 얼굴이다. 자꾸 그런 역할을 맡는 것만 봐서 그런 건지.

2. 송강호 고추가 나오는 장면은 작위적인 것 맞다. 그런데 그 작위는 신부 ‘상현’의 작위이기도 하다. 상현이 아주 작위적으로 ‘연극’한 것이니, 이 장면은 작위적으로 보여야 하는 장면인 듯.──이후에 상현이 웃으면서 가는 장면이 편집되었다는 이야기가 어딘가에서…

3. 최악은 마지막 장면. 극 전체적으로 흐르는 대립을 마지막 장면에서 물 타버린다.

4. 뱀파이어라는 전설적 괴물 자체가 특수성을 띄고 있는데, 그건 인간 존재가 변화한 괴물 치고 인간과 뱀파이어 사이의 간극이 크다는 것. 인간형 괴물──그러니까 인간과 비슷하게 생기고 의사소통이 가능한 괴물──들은 대체로 그들의 괴기스러운 짓에 대한 설명이 가능한데, 인간이 뱀파이어에게 물리는 그 순간. 마치 인간이었던 과거는 없었던 듯 괴기스럽게 변해버리는 뱀파이어. 그 사이 지점을 파고드는 지점이, 뱀파이어는 인간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 이 문제를 소재로 한 영화가 <박쥐>그리고, 아직 보지는 않았으나<트와일라잇 (Twilight)>

5.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에 떠오른 생각은 “존재의 윤리를 배반한 자의 말로.” 차라리 이상한 병에 걸려, 웅담을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웅녀’이야기 라던가, 한우에 빨려버린 ‘인간이 된 소’ 이야기 같은걸 써본다면, 이 영화의 희화성이 보다 강해지지는 않을까 하는 망상을 해봄.

6. 아 좋은 영화 봤다. 이런 생각은 안 들었음.

 

++ 이거 본 사람들은 뭐라고 하는지 네이버를 검색했다가 한 영화리뷰를 보았음. 그리고 댓글을 보고 뿜었음.

“좋은 평입니다. 박쥐를 통해 철학적인 접근을 다시한번 시도한 박찬욱 감독의 의도를 잘 파악하신 것 같아요. 09.05.05 01:11”

http://movie.naver.com/movie/bi/mi/reviewread.nhn?code=59845&nid=1672070

5 Comments to “<박쥐> 단상”

  1. JK 님의 말:

    1. 드라마 보면 안그런 작품도 있음. ㅋㅋ 연기는 꽤 늘은듯 싶다.
    2. 그 장면에서 작위적으로 보였던 부분은 “발기하지 않았던 것”. 말이 안되잖슴?ㅋㅋ
    3. 후반부전체가 좀 구렸음. 행콬 보는느낌이랄까. 맨마지막 장면은 정말 다시볼수 없을만큼 상투적이었음.
    4. 내 시선으로는 뱀파이어로 투영해서, 인간의 욕망과 도덕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었던게 아닐까라는 생각. 이 분법의 박찬욱이라.. 구리기 짝이없구나.
    5. 영화를 보고난 생각은, “김옥빈은 이쁘다.” 그 뿐.
    무슨말을 하고 있는줄은 알겠는데, 그걸 박찬욱한테 듣고 싶지는 않아 ㅋ
    6. 박찬욱은 나에게 나날이 실망을 알려준다.

    7.
    스타감독인 주제에 스타일로 명성을 날리는 감독이라서 빠돌이들이 너무 많다.
    박쥐가 다른 감독이름을 달고 나왔다면 조낸 욕했을 사람들이 질질싸는 꼴이라니.

    • TheQ 님의 말:

      1. 연기는 잘하던데요 ^^
      2. ㅋㅋ 그러니까, 신부’상현’의 작위였다니깐요. 허지웅은 ‘각성을 위한 희생’이라고 하던데, 그것보다는 ‘각성 이후의 희생’이라고 봐야. 강간 하는 ‘척’ 했으니 꼴리지도 않았던 거에요. ㅎㅎㅎ
      3. 뭐 다른건 그런대로 일관성을 찾아내려면 찾아 낼 수 있었던것 같은데, 김옥빈이 순순히 같이 죽는건…
      4. 심리학적으로 읽는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대게 타당한 것 같고.
      5. 뭐 많이 좋았다 이런거보다. 그냥 좀 약간 웃고 그냥 그런 영화 봤네 이런느낌 ;;

      • 익명 님의 말:

        ㅋㅋㅋㅋ
        그 거시기 장면은,
        상현이 구라를 치려고 했다면, 좀더 확실히 쳐야 하지 않았겠냐 이말 ㅋㅋ
        박찬욱이 보여주는거에 한눈이 팔려서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거나,
        일부러 안세웠거나(그랬으면 좀 그럼. 신부의 작위가 아니라 그 장면자체가 작위적으로 보여버리니까. 그리고 끝내고 걸어나오면서 웃는 장면은 정말 구렸음)
        영화야 뭐 워낙 심리학 쪽으로 많이 보니까, 근데 박찬욱은 주제의식이 점점 괴상해짐.

    • TheQ 님의 말:

      다시 생각해보니 마지막이 약간 < 비몽>이랑 비슷한듯도…;;;

  2. TheQ 님의 말:

    @익명 아할… 영화 다시 보면서 이야기 하면 재밌을 것 같은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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