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너데트 호이, [[누가 아이의 마음을 조율하는가]](서울: 율력, 2008), 황헌영-김세준
http://deokkyu.net/193 2008/10/01 02:04 책 TAG 모레노, 사이코드라마, 심리학, 아동, 아동치료, 융, 인형, 정신분석학, 프로이트![]() | 누가 아이의 마음을 조율하는가 버너데트 호이 지음, 김세준 외 옮김/울력 |
책의 구성
이 책은 아동심리치료와 사이코드라마에 관한 책이다. 먼저 1부에서 이론적 부분들을 개괄하고, 2부에서는 저자가 실제 아동 치료에 있었던 사례들을 살펴보고 각 사례를 통해 저자가 배운 점 들을 이야기 한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앞서 살펴본 이론적 부분에서 전제하고 있는 아동들의 자발성이 없는 문제의 경우와 사이코드라마와 아동치료의 연계성, 그리고 아직도 열려있는 연구 가능성에 대해 언급함으로써 책을 마친다.
책의 내용
서문
이 책의 서문은 책의 저자 버너데트 호이가 적은 것이 아니라, 맥스 클레이튼 박사가 써 주었다. 맥스 클레이튼 박사는 이 책이 아동을 대하는 치료사나 부모들이 이 책을 읽어 보아야 할 이유에 대해서 서술한다. 이어서 책을 읽으면서 중점적으로 보아야 할 것을 대략적으로 서술한다. “모든 아동은 자기 내부에 마르지 않는 창조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 인간을 치료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이 창조적 원천을 우리는 존중해야 합니다. 버너데트가 작업의 매 단계에서 보여 주는 두드러진 특징이 바로 이 창조적 원천에 대한 존중입니다.”1 이 책을 전체적으로 관통하고 있는 부분은, 아동을 치유함에 있어서 아동의 자발성과 창조적 원천이 아주 핵심적인 기여를 한다는 것이다. 클레이튼 박사가 말한 것 처럼, 버너데트는 책 전체적으로 아동을 존중하는 태도를 유지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여준다. 독자들은 책이 이 부분을 강조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할 것이다.
들어가는 말
버너데트는 피리부는 사나이에 대한 이야기로 책을 시작한다. 버너데트의 이론적 틀은 모레노의 이론에서 연원하고 있는데, 서문을 작성한 버너데트의 스승 클레이튼 박사는 모레노의 제자이다. 모레노의 경우 나무 아래에서 이야기를 함으로써 아이들의 자발성을 고양시켰고, 저자 버너데트의 경우 인형과 장난감이 아이들의 자발성을 고양시키는 수단으로 이야기 된다.
들어가는 말에서 나에게 인상깊게 다가온 부분은 저자가 브라우닝의 피리부는 사나이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다.
브라우닝의 피리 부는 사나이는 해믈린 마을의 지도자들과는 떨떠름한 관계를 보인다. 인간은 고립되어서는 그 존재를 논할 수 없기 때문에 정치적, 경제적 사안들을 떨칠 수 없는데, 이러한 내용들이 이 책의 곳곳에서 사람들의 삶을 방해 하는 요소로 등장한다. 치료의 첫 번째 초점은 치료에 임하는 아이의 1차적인 정황에 맞춰지지만, 동시에 아이의 삶에 여러모로 영향을 끼치는 다른 체제에 대한 인식, 이를테면 가족(혹은 가족을 대신할 만한 보호자), 이웃의 영향력, 정부나 국가의 시책, 급변하는 세계관들에 대한 인식까지도 포함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경우에도,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이야기로 인해 혼란을 경험하기도 했다. 이는 아이들에게 마치 무기력한 드라마의 배우가 된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일이라 볼 수 있다. (책, 23.)
나는 이 부분에서 심리치료가 사회의 정치권력이나 이웃과 결코 무관한 일이 아님을 느꼈다. 하지만, “이 책은 아이들의 삶과 충돌을 일으키는 사회 체제의 복잡한 내용들에 대한 완벽한 개관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 “이 책은 아이들의 소리를 실어 나르는 도구가 되는 것으로 만족한다.”라고 책의 목적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물론 이 책에서는 이 같은 내용들을 다루지 않지만, 문제 있는 사람을 돕기 위해서는 단순히 심리 치료적 역할 뿐만이 아니라 또 다른 사회적 도움들 또한 요구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점은 이후에 저자가 인용한 마노니Mannoni의 글에서도 드러난다.2
1부 - 이론적 고찰
이론
저자는 어린이를 위한 사이코드라마를 하는 여러 연구자들을 알고 있다. 저자가 보기에 이러한 여러 연구자들의 적용방식은 다양하지만 그들의 방식에 담긴 공통적인 기본 원칙은 같다고 이야기 한다. 저자는 자신의 개인적인 탐구 과정을 통해 경험한 자신의 방식을 언급하고 그 공통된 기본 원칙을 설명하고자 한다.3 이러한 저자의 근본적 철학적 태도는 이 책을 단순한 기법연구에만 사용하려는 시도에 대한 거부감으로 드러난다.4
저자는 아동에 대한 존중을 강조한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켈리와 모레노의 이론을 소개한다.5 또한 이와 관련하여 에릭슨의 수용이론, 버지니아 액슬린의 책, 위니컷의 자료를 소개한다.
또한 정신분석학과 사이코드라마 간의 상징해석의 차이를 언급한다. 정신분석학의 경우 성(性)적 측면 위주의 해석을 주로 하며, 사이코드라마에서의 해석은 좀 더 모호한 성격을 띤다. 저자의 경우 해석을 아이의 몸짓언어나 심상을 통해 의미심장한 요소를 읽어내는 것이라고 본다.6 그런 이유로 사이코드라마 디렉터는 몸짓 언어를 재빠르게 읽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7 이와 관련하여 프로이트와 게슈탈트 치료사들이 쓴 글을 비교한다.8 프로이트와 게슈탈트 치료사들은 몸의 언어에 대해서 동일하게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몸의 언어를 거짓말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프로이트의 의견에는 이의를 제기한다. 저자가 보기에 이는 “아이의 정서적 윤곽을 나타내는 지도”와 같다. 이는 어쩌면 환자를 우선적으로 존중하는 저자의 태도가 반영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기존의 멜라니 클라인의 놀이치료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적 해석에 큰 강조점을 두지만, 저자의 사이코드라마는 분석보다 은유적 상징들을 강조한다. 사이코드라마는 분석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 치료자의 자질을 강조한다. 이러한 치료자의 개입은 아이의 자발성을 고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앞서 언급했듯이 자발성이야 말로 아이의 문제를 끌어내는 에너지이고 아이를 치유하는 원동력이다.
이어서 자발성에 대해서 서술하는데,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이론의 특징은 대니얼 스턴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작업하기”라고 명명한 것에서 잘 드러난다. 정신분석학 이론은 과거의 객관적 외상을 찾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반면, 사이코드라마는 그것에 대한 행위를 현재에 행함으로써 승화시킨다. 이 같은 사이코드라마의 현재성은 심리적 외상의 객관성보다 치료대상자의 주관적 내면과 상징들이 비록 객관적으로는 허구라 할지라도, 현재에 보다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 그것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인식으로 나아간다. 또한 그것을 행위 하여 봄으로써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정신분석 이론이 단지 ‘인지’에 그치는 한계를 갖는 것과는 달리 상당한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처럼 주관적 ‘내면’의 변화를 일으키는 에너지가 바로 자발성과 창조성이다. 이 같은 사이코드라마의 속성은 저자가 모레노를 평가하는 부분에서도 드러난다. 저자는 “모레노의 천재성은 과학적으로 검증 가능한 가설 창출에 있다기보다는 사이코드라마가 가진 “치료적 효과”에 있다.”9고 평함으로써 이 같은 속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애초부터 객관적 외상의 증명에 중점을 두었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객관적 과학성은 더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삶에 영향을 미치는 치료대상자의 주관적 내면과 그의 변화에 집중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의 효과측면에서는 사이코드라마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이코드라마의 준비
이어 사이코드라마를 진행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먼저 준비 단계에서는 아동과 관련된 부모나 주요 관계에 있는 어른들과의 인터뷰로 시작하게 된다. 이 인터뷰는 부모에게 아동을 치료하고자 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인식시키는 기능을 하고, 아이에 관한 기본적인 배경 정보를 얻는 데에 있다. 또한 아동의 치료에는 가족들의 협력이 중요하다.10 인터뷰는 앞으로의 협력 관계를 이루는 데 큰 밑바탕이 된다. 또한, 부모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또한 중요하기 때문에 치료사는 “아이 때문에 부모가 갖는 좌절감을 현실적으로 이해”11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첫 인터뷰의 취지는 아동을 치료 현장에 무리 없이 초대할 수 있는 방법을 부모와 함께 모색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이제 인터뷰를 끝낸 치료사는 인터뷰를 통해 접한 정보들을 통해 아동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중요한 것은 아동을 도울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배우겠다는 개방적 자세를 준비하는 것이다.12 저자는 인터뷰를 통해 접한 정보를 통해 아이의 문제에 대한 잠정적 가설을 세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이의 견해를 아는 것이다. 이 같은 잠정 가설은 언제라도 기각될 수 있도록 열려 있어야 한다.
이제 첫 인터뷰에 들어간다. 저자는 자신을 아이와 같이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아이를 “교정 받아야 하는” 존재로 마주하게 될 경우 자칫 치료자가 권위자로 비치기 쉬워, 아동의 방어기제를 작동시킬 우려가 있다.1314 첫 인터뷰에서 아이가 처음 치료자를 보았을 때 보이는 몸짓 언어는 특히 중요하다. 아이 또한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신이 믿을 수 있는 대상을 찾는 것이다.15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아동이 선호하는 놀이를 알고, 특정한 인형이 어떤 특별한 은유적 중요성을 갖는지 파악하는 정도의 시간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은유에 대하여
사이코드라마에서는 은유가 상당히 중요한데, 저자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폴로와 디오니소스의 심상을 소개한다. 어린이는 자신들의 생각과 정서의 소용돌이를 어른의 논리적인 문장을 들어 설명하기 전까지는, 모순된 생각이나 행동을 여기지 않는다.16 이러한 특징을 디오니소스에 비유한 것이다. 어린이들의 상징체계는 놀이가 진행되는 가운데 떠오르는 상상에 맞추어, 은유와 상징을 표현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어린이들의 내면에 감추어진 부분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다. 이 같은 상징을 파악하는 방법의 장점은 정신분석적 접근보다 시간이 덜 드는데, 그 이유는 “은유는 우뇌의 기능을 상승시켜 목표 지점에 곧장 도달하게”17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사이코드라마는 디렉터가 주인공을 계속 상상의 영역으로 인도하면서 새로운 상황에 자발적으로 반응하도록 촉구하는 등, 우뇌 활동과 연관이 깊다. 아동들은 어른에 비해 은유와 환상에 개방적이어서 그것이 더 유효할 수도 있다.
은유를 설명하기 위해서 융의 이론을 많은 부분 소개하고 있는데, 융을 인용한 부분에서 또다시 프로이트의 이론과 사이코드라마의 차별성이 드러나는 부분이 있었다.
“작은 것보다 더 작지만, 큰 것보다도 더 크다”는 모티프는, 아동으로 하여금 크고 작은 모든 일들을 기적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수단이 되어 아동의 무력감impotence을 낫게 해 준다. 이러한 역설이야말로 영웅적 삶의 본질을 이루어 아주 힘든 운명까지도 관통한다. 아동은 이제 가장 큰 위험에도 대처할 수 있다. 그래서 종국적으로, (외상에 대하여)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되돌리려는 행위는 더는 의미를 갖지 않게 된다(Ibid: 167) (책, 77.에서 재인용)
2부 - 아이들의 사례
안드레아의 경우 심인성 탈모증을 겪는 여자아이였다. 처음에는 자신에게 말을 걸어주지 않는 친구 트루디에 대해서 서운함을 이야기 하였지만, 그가 현재 실제 삶에서 부모의 이혼이 가장 큰 문제임이 점차로 드러났다. 아이는 엄마와의 대화를 통해 그 같은 상처들을 치유하였으며, 저자는 “심인성 질환을 앓는 아동의 경우, 먼 과거의 이야기들을 들추는 것보다 현재 아동이 직면한 실제 삶에 초점을 맞추는 단기 치료가 더 큰 효과가 있다고 밝힌 학자의 주장”을 소개한다.18 이 같은 부분도 프로이트와 융의 차이점으로 보인다. 먼 과거의 이야기들을 들추고 원인을 분석하기만 하는 방법이 프로이트 적이라면, 현재 실제 삶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융 적인 방법이고, 이같은 방법이 사이코드라마적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많은 사례들도 있었지만, 나에게는 제이미의 경우가 특별히 염두하며 읽을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제이미에 대해 서술하면서, 아동들의 진술이 법정에서 효력을 갖기 힘든 점이나 어른들을 위주로 한 법 체계가 가지고 있는 한계에 대해서 언급한다.19 법정에서 아이들이 위주가 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들이 많이 마련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한 저자는 제이미와 제이미의 누나 켈리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한 명의 치료사가 두 아이의 필요를 한꺼번에 다룰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20고 서술하고 있는데, 이는 의욕 앞선 심리치료사들이 염두해 두어야 할 부분인 것 같다.
제이미는 저자의 동료 치료사에게 소개됨으로써 저자의 곁을 떠났다. 저자는 변화의 대상인 개인과 사회는 “조화롭게 조율”되어야 한다며, 쿡의 언급을 인용하는데 인상 깊었다.
인간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이 진화의 과정은 개인의 선택에 의해 일어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선택에 의해서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인간은 “human beings”이기보다는 “human becomings”이다. 인간은 상호 연결된 존재의 거미줄 위에 놓여 있는 “되어 가는 존재”인 것이다. (Cooke 1996: 512) (책, 199-200. 재인용.)
3부 - 연계
저항다루기
이제 이러한 아동치료의 사례를 살펴본 후, 치료사가 치료 중에 부딪히는 저항에 대해서 언급한다. 아동의 저항은 치료 자체가 거부되는 경우로,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저항들을 유형화하여 설명한다. 첫 번째 유형은 사회복지시설을 너무 자주 옮겨지게 됨으로써 혼란을 겪었던 아동의 유형이다. 두 번째 유형은 손인형을 잘 다루지 못하는 아동이 나타내는 저항의 경우이다. 세 번재 유형 또한, 손 인형을 잘 다루지 못하는 경우에 드러나는 아동들의 저항이다. 이는 저자가 아동치료에서 인형을 수단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로 보인다. 손인형을 이용한 치료가 통하지 않는 아이에게 보다 쉽게 다가가기 위한 다른 수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21
이러한 저항에 대해서도 책에서 일관되게 강조한 아동에 대한 존중이 또 한번 강조된다. 아동의 방어 기제 또한 존중되어야 하며,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22
사이코드라마와 아동 치료
이어서 기존의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이코드라마와 아동의 치료에 이용되는 사이코드라마의 차이점을 서술하고,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사이코드라마를 시행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을 서술한다.
아동의 경우 고전적인 사이코드라마에서처럼, 그룹단위로 모여 다른 사람을 보조자아로 사용하는 것은 힘들다. 그래서 저자의 경우 인형을 이용한 아동 사이코드라마를 하게 된 것이다. 또한 공격적이고 충격적인 기법을 사용할 경우 어른들의 경우 그를 감당해 내어 통찰을 이끌어 낼 수 있지만, 아동들의 경우 사소하고 직접적인 지적에도 망연자실 하는 경우가 있어 공격attacking 이나 충격shocking 기법은 적절하지 않다.
계속되는 연구
저자는 마지막으로, 모든 연구가 아이들로부터 이루어짐을 강조한다. 사이코드라마 치료사들은 워크샵에서 많은 훈련을 받지만, 대게는 관찰자가 되곤 하는 점을 지적한다. 치료자의 목표는 아동의 치유가 아니라 아이의 놀이 자체가 목표라고 말한다. 어쩌면, 이 모든 통찰은 아이로부터 시작되었으며, 아이의 치유는 아이 스스로 해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전체적 감상
나는 평소에 ‘객관성’이라는 것을 불신하고 살아왔다. 이성을 신봉하여 과학적 객관성을 추구하는 학문들은 불변하는 영원성을 갖는 동시에, 역동하는 인간의 삶과는 전혀 상관없는 머나먼 진리들이 되어 버렸다. 정말로 인간 바깥에 있는 객관적 진리들이 되어 버렸다. 합리주의가 결국에는 형이상학적 교조주의로 빠지고, 경험주의가 소통할 수 없는 관념론으로 빠져버리는 것은, 우리의 바깥에 있는 불변하는 것들이 사실은 우리의 삶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것을 반증하지는 않을까?
인간은 너무 인간 바깥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였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사실여부가 아니라, 나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나의 내면이다. 우리 바깥에 있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 발생하는 것들(가장 대표적인 것을 들라면 이상과 당위)이 우리를 움직이는 정작 중요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프로이트적인것과 융적인 것의 대립은 우리 내면을 대상으로 다루는 학문 중에서 객관주의와 주관주의의 대립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프로이트는 우리의 내면을 다루지만 그것이 발생한 객관적 기원을 따지므로 현재와는 상관없을 수도 있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융은 현재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재의 주관(어쩌면 환상일지도 모르는)을 직접적으로 해결한다.
비록 이 한 권의 책으로 심리학에서 이루어지는 이론적 논의들을 모두 접할 수는 없었다. 아직도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 하지만, 내가 앞으로 심리학 분야에서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게 될 부분은 프로이트적인것 보다는 융적이고 모레노적인 것을 공부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같은 학파적·이론적 논의보다 앞서야 할 것은, 무엇보다 치료 대상자를 아끼는 마음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는 치료자에 대한 존중과 치료를 위해서 무엇이든 배울 수 있다는 개방된 태도 등은 근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사랑이 이 모든 탐구활동의 원동력이며 지혜의 원천임을 알려주는 것 같다.
- 책, 12. [본문으로]
- ...게다가, 분석가는 매번 욕구와 죽음, 그리고 법의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혀야 하는 사람들을 다루는 현장에 서게 된다. (Mannoni 1967: 14). (책, 60.에서 재인용.) [본문으로]
- 책, 28. [본문으로]
- 이 책은 “도구 세트kits and packages”나 즉흥적으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그런 공식들을 제공하지 않는다. 사이코드라마의 배후에 있는 철학적인 이해를 뒤로 한 채, 기술적인 것에만 관심을 가지고 책을 훑어 내려간다면, 그것은 헛수고가 될 것이다. 일전에 한 치료사가 내게, “저는 꼭 필요한 요점만을 빨리 끄집어 낼 수 있습니다. 그래야 불필요한 사족에 얽매이지 않고 기술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수하지요.”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참 좋은 말이다. 얼마나 좋은 말인가? 필요한 요점만 집어낼 수 있다니…. 하지만 그런 치료에는 앞을 내다보는 비전이 없다. 이런 식의 치료는 처음부터 끝까지 통찰력이 결여된 채 진행되다가 끝나고 만다. 치료의 본질과 동떨어진 그런 “기법”은 사실상 죽은 것이다. (책, 29. 인용.) [본문으로]
- 켈리의 경우 각 개개인의 ‘핵심적 구성 개념core construct’가 위협받게 되면 방어 기제defence mechanism이 작용하기 때문에 더 이상 치료사가 아이에게 다가갈 수 없음을 말하였고, 모레노의 경우 확실하지 않은 세부사항에 대해서 치료사가 언제라도 주인공에게 확인해 볼 것을 당부한다. (책, 30-31. 참고.) [본문으로]
- 말로 표현한 생각의 이면에 아직 표현되지 않은 감정, 몸동작, 또는 강한 움직임을 표출하게 한다. (책, 33. 인용.) [본문으로]
- 책, 34. [본문으로]
- 책에서는 Freud, 1905: 94. 와 Fragan and Shepherd, 1970: x. 를 인용하여 보여준다. [본문으로]
- 책, 47. [본문으로]
- 가족의 구조와 가치관들이 아동에게 접근하는 치료사의 방법과 큰 차이를 보여 치료의 첫걸음조차 내딛기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어떤 때는 치료가 명백히 진전을 보이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부모가 치료를 끝내기로 결정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부모의 바람과 치료사의 목표가 서로 일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책, 58. 인용.) [본문으로]
- 책, 60-61. [본문으로]
- 저자의 경우에는 해변을 산책함으로써 자신을 환기한다. (책, 62. 참고.) [본문으로]
- 책, 64. [본문으로]
- 저자는 아이가 편안함을 느끼도록 첫 회기에서는 치료자를 편안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본문으로]
- 아이의 눈은 지금 자신 앞에 있는 사람이, 자신이 현재 겪고 있는 힘든 삶에 특별히 중요한 사람이 될 수 있는지 희망의 눈으로 바라본다. (책, 65. 인용) [본문으로]
- 책, 70. [본문으로]
- Mills and Crowley 1986: 17-8 (책, 74.에서 재인용.) [본문으로]
- 책, 112. [본문으로]
- 여태까지 사회는 어른을 감싸고 피해자인 아이만을 탓해왔다. 아이들은 교활하고 악하고 거짓말을 만들어서 결백한 부모를 공격한다는 구시대의 이론이 아직도 지배적이다. (책, 191. 재인용.) [본문으로]
- 책, 198. [본문으로]
- 치료사는 앞 장에서 언급한 방법들을 두루 사용할 수 있지만, 계속해서 다양한 접근 방법들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책, 221. 인용) [본문으로]
- 1. 아동의 방어 기제를 존중하다.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라. 필요한 경우 부드럽게 반응을 요구하고, 어떤 경우에라도 강요하는 것은 금물이다. 2. 아동이 겪는 어려움의 핵심이 무엇인지 세심히 관찰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정확한 가설을 세우도록 하라. 3. 세심한 정확성을 가지고 아동에게 가정 적절한 치료 방법과 도구를 찾아라. (책, 231. 인용)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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